skinny.

Latest / 기담 :이상하고 신비한 이야기

길을 잃다 '나는 벌써 몇 시간 째 걷고, 또 걷고 있었다.'

꼴사납게도 길을 잃고 말았다. 본질적으로 난 시대에 역행하는 사람이라, 그 흔한 스마트폰 하나 가지고 있지 않았다. 사람은 커녕, 기분나쁜 정적이 자리한 산기슭 어딘가를 따라 나는 벌써 몇 시간 째 마냥 걷고 또 걷고 있었다. 아까부터 그렇게 걸었음에도, 허기는커녕 조금의 배고픔도 느껴지지 않았다. 한손을 배에 가져다 얹어놓곤, 시계방향으로 천천히 돌려 매만졌다. 낮에, 산 중턱에 있던 작은 절에서 고봉밥을 한 그릇 얻어먹은 것이 이렇게나 다행스럽게 느껴질 줄이야. 그래..오직 그것만이 지금 나에게 있어 유일한 위안 거리였다. 걸으면 걸을수록 두 다리를 타고 옅은 피로감이 올라왔다. 본능적으로 이런 피로감이 중첩되면 곤란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. 하지만 깜깜한 암흑 속에서 방향감각 마저 상실해 버린 내가 할 수 있는 일 이라고 는, 비축 된 체력이 조금씩 고갈 되는 것을 인지하며 무작정 걷고 또 걷는 것 뿐이었다. 그리고 바로 그 때, 경박한 경적 소리와 함께 희미한 불빛 하나가 내 바로 뒤에서 쏟아졌다. 그 불빛과의 거리가 점층적으로 단축될수록, 나는 살았다는 안도감보다도 이 공간과 어울리지 않을 법한 그 작은 조형물에, 미미한 위화감을 스스로…

The skinny

The skinny isn't ready yet — notes appear once the transcript is processed.